부산행, 괴담이 없어 아쉬운
[부산행]
극장 개봉일: 2016/7/20
추천도: ★★★★☆
굉장히 재미있게 봤다. 지루할 틈이 없다.
헬조선에서 월드워Z같은 상황이 일어나면 어떻게 될까?를
월드워Z보다 재미있게 구현한 영화.
보통 헐리우드 재난물은
과도한 폭발씬이나 물량전으로 점철시키기 마련이다.
(내가 본 헐리우드 재난물 중 [2012]가 그나마 가장 괜찮았는데
그것도 과도한 폭발씬이 웃길 지경이었음)
부산행은 헐리우드를 이길 수 없는 분야에는 집중하지 않고
인간 군상극을 그리는 것에 더 애를 썼다.
한국인들의 이기심, 추악함, 사회의 부조리가 적나라하게 묘사되며
동시에 인간미 넘치는 장면들도 많았다. (약간은 신파지만)
그냥 리얼하게 묘사한 것뿐인데
이상하게 사회풍자적인 이야기가 되는 것이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다만 극중 정부 발표에 '괴담'이란 단어가 왜 안 나왔는지 모를 일이다.
실제로 그런 상황이 벌어지면
이명박근혜 정권은 100% 그 표현을 쓴다고 장담할 수 있고
아마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꼭 필요한 단어였는데 나오지 않아 굉장히 아쉽다.
캐릭터들이 어찌나 생생한지
영화 보다가 극장에 있는 사람들이랑 같은 상황에 빠져도
똑같이 저러겠다 싶은 기분이 들 것이다.
근데 배우 마동석씨가 이렇게 멋있는 역할로 나온 적이 있었나;
나는 마동석 씨가 출연한 영화를 보고
재미가 없어서 화가 났던 적이 있어서
이 분이 나오면 무조건 B급영화 아닌가 의심하는데
이 영화를 계기로 다시 보게 되었다.
이 캐릭터는 기본적으로 개저씨인데
그러면서도 굉장히 멋진 면이 있고, 표현을 잘 했다.
[부산행]은
헐리우드 재난물만큼 대단한 스펙터클 영화는 아니지만
그래도 되도록 큰 화면으로 보면 좋을 것 같다.
PC나 스마트폰보다는 극장, 최소한 TV 스트리밍을 권한다.
지루할 틈 없이 재미있었지만
두 번 볼 영화는 아닌 것 같아 BD는 안 살 것 같다.
마지막으로 주의사항.
극장을 나서는 순간,
유리문만 보면 닫고 싶은 충동이 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