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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9.27 민주당의 '금도' 사랑



(국민의당 공천탈락자의 국어실력. 일반인뿐만이 아니라

심지어 언론 기사에서도 '베일에 쌓인~'같은 

어이없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ㅎ받침 마니아가 많기 때문에 

한국인의 몇%가 이럴까 심히 걱정된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금도(襟度)를 넘었다.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한 정부의 비공개자료를 정부의 반환요구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도 모자라, 비공개자료를 버젓이 공개하기에 이른 것이다.(이하략)"



9월 27일자 민주당 원내대변인의 브리핑이다.


문맥상 이 글은 '금도'라는 단어를

'넘어서는 안 될 선',  'Borderline' 정도로 쓰고 있는 듯하나

정작 사전을 찾아보면 이렇게 쓰여 있다.


금도(襟度)

-명사/ 다른 사람을 포용할 만한 도량.



....도량을 넘는다? 아량을 넘는다? 

아량을 베푸는 게 아니라, 아량을 넘어갔다? 이상하지 않은가.


굳이 잘 안쓰는 단어에 한자까지 써넣어가며 유식한 척을 하고 있지만

정작 의미가 틀렸느니 보는 이도 민망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뭐,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지 않은가?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는데.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금도라는 단어가 

민주당의 의원들 입에서 (잘못된 의미로) 쓰인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찾아보면 제법 긴 역사를 갖고 있다.


뉴스 타이틀로 검색되는 발언만 해도 이 정도로 수두룩하다.



"금도 넘었다"…새정치연합, 박 대통령 발언에 '격앙' | JTBC 뉴스 2014/9/16


추미애 대표 전두환 예방 "野대표로 금도 넘었다"비판 노컷 뉴스 2016/09/08


우원식, “MB 노 전 대통령 서거 언급, 정치적 금도 넘어” KBS 2018/1/18




정치 뉴스를 볼 때 금도라는 단어가 나오면 100% 잘못 쓰이기 때문에

눈살을 찌푸리곤 했는데

공교롭게도 그 금도라는 단어를 애용하는 정당은 언제나 민주당이었다.

(아주 가끔 예외가 있기는 하다.  예>새누리당 이정현)


도대체 왜 그들은 이렇게 잘못된 어휘를 열심히 쓰고 있는 것일까?


혹시 민주당만을 위해 제작된 특수한 국어사전이 존재하나?


집단세뇌라도 당했나?




실은, 답을 알면서 해본 질문이다.



한국에 살면서 '금도'라는 생소한 단어를 처음 본 것은


바로 이 정치인의 발언을 통해서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전을 찾아본 후, 그의 지성을 약간 의심하게 되었다.)



문재인 대표 “당 깨려는 시도 금도 넘었다. 혁신안 통과안되면 물러나겠다"


문재인 대통령 "MB 발언에 분노...정치 금도 어긋나"




완벽한 국어를 구사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어휘를 잘못 이해하고 있을 수도 있다. 버릇처럼 틀리는 맞춤법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틀리는 것은 고칠 수 있어야 하고, 


곁에는 틀렸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한낯 필부가 아니라 국가를 대표하는 정치인 아닌가.



당대표가, 대통령이,


잘못된 어휘를 쓰고 있으면 몰래 지적해줄 것이지


틀린 걸 맞는 것인양 유행처럼 따라하는 민주당 의원들은


평소 어떻게 행동하기에 이런 것까지 아부를 떨어야만 하나?



민주당은 항상 당내에서 분열과 반목만 하던 인상이 있었는데 


실은 이렇게 일사분란하게 의견통일이 잘 되어 있었다니... 


참 흐뭇한 광경이 아닐 수 없다.



독재국가에서는 '지도자의 무오류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지도자가 잘못된 발언을 하면 그 말을 맞게 만들기 위해 사실을 왜곡한다고 하던데


민주당도 혹시 그런 시스템이 아닌가 의심하게 만든다.



집권정당의 당대표가 "감기 안 낳았다" 같은 문장을 쓴다고 상상해보라.


그런 표현을 쓰도록 내버려두면 무식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도


의원들이 틀렸다고 말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의원들이 앞다투어 유행처럼 무식한 문장을 쓴다고 상상해보라.


그런 의원들이 감히 대표에게, 대통령에게 반대의견을 내놓을 수 있을까?


그들이 평소 어떤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할지는 눈에 선하지 않은가?




어쨌든


민주당의 사전에는 '금도'의 뜻이 


국어사전과 다르게 적혀있을 것은 분명하다.


적어도 이번 대통령 임기가 끝날 때까지는.




*물론 이런 문장을 전부 받아쓰기 하는 한국언론의 무식함은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Posted by Anti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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