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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3.25 '소화가 잘 되는 우유'는 정말로 배탈이 안 나는가?


동양인들은 성인의 70%가 유당을 소화 못 시킨다고 합니다.

우유 마시면 배탈이 난다는 뜻이죠.


저는 어렸을 때부터 

흰우유를 그냥 마시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커피숍에서 카페라테도 못 마시고

아침식사를 시리얼로 때울 수도 없는 것은 꽤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말로만 듣던 락토프리 우유가!

유당을 제거한 우유, '소화가 잘 되는 우유'가 매일유업에서 나왔더라구요. 

제가 이 제품을 처음 본 것은 작년쯤으로 기억합니다.


참 반가웠죠.

덕분에 시리얼을 몇 년만에 먹어봤는지 ㅠㅠ


꽤 오래, 많이 먹었습니다.

(아직 휴지로 교환하지 못한 900ml우유팩이 집에 잔뜩 있어요;;;

 올해 들어 동사무소에서 교환행사를 안 해서...)


일반 우유보다 조금 더 비싸지만

어차피 먹지 못하는 일반우유 가격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그런데 몇 달 전부터 이 우유를 먹으면 계속 탈이 나네요.

혹시 구입처에서 보관을 잘못한 물건인가 싶어서 

한 번 교환을 받은 적도 있는데

그 후로도 자꾸 배탈이 나서

매일유업에 전화를 해서 물어보니

오늘 니 몸이 안 좋아서 배탈나는 거겠지 그걸 우리보고 어쩌라고--라는 식의

대답을 받았습니다. (굉장히 싸늘한 목소리로)

...아마도 블랙컨슈머라고 생각한 것 같네요.

......뭐, 넘어갑시다. 오해할 수도 있었다고 생각해요. 이해합니다.


그 후에는 

판매처의 보관 잘못이 있을 수가 없는

멸균우유(실온 보관 가능한 작은 팩 우유)를

한 박스 사서 먹어봤습니다.


그 결과, 


100% 배탈이 났습니다.


이건...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그러니 자꾸 이런 의심이 드는 것입니다.


혹시 포장만 다르고 일반우유 아닌가?

아니면 생산단가를 낮추려고 유당 제거율을 낮춘 건가?

(일반우유랑 섞었다던가)


적어도 제 몸으로 실험했을 때는 그렇습니다.

실험군이 한 명뿐이니 과학적인 결론이 아니지만, 

제품 출시 초기에는 탈이 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뭔가 의심스럽기는 합니다.


물론 제 몸이 몇달만에 급작스러운 변이를 겪었다면 그럴 수도 있겠죠.

그게 뭔지는 전혀 상상도 못하겠지만요. 

참고로 저는 원자력 발전소에서 일하거나 가까운 동네에 살지 않습니다.



물론 '소화가 잘 되는 우유'를 먹을 때마다 설사에 시달린다고 해도

매일유업은 이렇게 대답하겠죠. 

"당신 몸이 안 좋아서 탈이 날 수도 있고, 

다른 음식 때문에 탈이 났을 수도 있다. 우유가 문제라고 단정할 수 없다."


논리적으로 틀린 말은 아닙니다.

저도 그럴 수 있다고 동의합니다. 

과학적인 실험 결과가 아니니까요.



하지만, 

완벽하게 책임회피&책임전가가 가능한 상황에서도

대한민국의 대기업들이 

물건을 정직하게 만들고 있었는가?

라고 물으면

소비자들은 대부분 고개를 저을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기업들은 가습기살균제로 사람이 죽어도 

그 사실을 부정했으며, 몇 년 동안 

제품을 회수하는 정도의 최소한의 조치조차 하지 않았잖아요?



인간의 심리상, 유당 제거 우유라고 써두는 것만으로도

(일반우유라고 해도) 약간은 배탈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위약효과가 있기 때문에;;


아주 악의적으로 상상하면

출시 초기에만 락토우유를 출시했다가,

그 후에는 일반 우유를 섞으면서도

위약 효과만 있어도 충분히 제품이 통용된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별로 불만을 제기하지 않으면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배탈이 나지 않는 것이니 

최소한의 품질로 싸게 만들어 공급하는 윈윈 전략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죠?

물론 상상에 불과하고, 매일유업이 그런 악덕기업은 아니길 바랍니다.



하지만 

적어도 제가 알고 있는 것은 이렇습니다.


저는 요즘 이 우유를 먹었을 때 100% 탈이 납니다. 

이상하게도 제품 출시 초기에는 괜찮았구요.




혹시, 제 글을 보고 

배탈 원인을 알아내게 되는 분들이 나타날 수 있구요.

저와 같은 반응을 보이는 소비자가 많다면, 

제 주장이 맞을 확률이 올라가겠죠? 



사람을 죽이는 가습기살균제조차 

제품의 결함이 밝혀질 때까지 몇 년이 걸렸습니다. 

설령 일반우유를 락토우유로 포장해서 비싸게 팔았다고 해도

사람이 죽을 정도 큰 일도 아니니, 밝혀지기 더 어렵지 않을까요?


그래서 굳이 기록해두려고 합니다.



매일 유업 입장에서는

그냥 블랙컨슈머처럼 보이겠지만요;;;;;

...내지는 그렇게 취급하고 싶겠죠.




만약 '소화가 잘 되는 우유'를 먹고 

자꾸 배탈이 나는 분들이 계신다면


이 글을 공유해주시거나 

자신의 경험을 어딘가에 써주세요.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감시해서 나라가 정상화 된 것처럼,


소비자가 기업에 관심을 갖고 감시해야 안전한 제품을 쓸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Posted by Anti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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