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ikim.net이었던 곳

오랜만에 익스플로러를 띄워

인터넷 우체국 사이트에 택배를 예약하러 가보니...

이런 팝업이 떴다.

오, 드디어 관공서 사이트가 웹표준을 준수하는 것인가?

그리고 출력되는 메인 화면...

....................뭐여?

현대미술인가? 불균형한 여백의 미학?

"그 예쁜 웹표준을 날려주마!!!"

물론, 레이아웃이 깨지는 정도로 끝나면 얼마나 귀여웠겠나.

이것은 장대한 삽질의 초라한 시작에 불과했다.

대한민국 사이트답게

엑티브엑스를 설치하라고 요구했는데

그 요구가 얼마나 정중했냐면

머리에 총구를 들이대며

"한 번만 도와주쇼!

높은 분이 우리 사이트를 봐버렸네~ 한 번만 도와주쇼!"

라는 부탁(?)을 듣는 기분이었다.

응... 부탁이겠지. 압력을 넣은 것이 아니다.

이용자는 선택의 여지가 없고 무조건 따를 수밖에 없지만.

어쨌든 사정없이 설치는 시작되었고

우체국은 익스플로러에 엑티브엑스를

설치하는 과정에

어째서인지

아무런 상관 없는 파이어폭스를 종료시켰으며

(이것도 대한민국 거의 모든 사이트 기본 사양)

설치에 성공한 후에도

익스플로러가 프리징되어 4번이나 강제종료시킬 수밖에 없었고(........)

갖은 고생 끝에 간신히 택배예약으로 들어갔다.

주소 입력 중에도 프리징으로 2번 강제종료한 후(...)

간신히 주소입력을 끝냈더니

방문시간을 결정해야 하는 항목이 있었다.

'[확인] 버튼' 어디 팔아먹었냐?

백방으로 수소문했으나, 결국 나는 확인버튼은 찾지 못했다.

폭염을 뚫고 우체국까지 가는 것은 내키지 않았지만

결국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택배 예약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ㅠㅠ

웹표준을 안 지켜 깨진 레이아웃,

구질구질한 엑티브엑스, 잦은 프리징은 용서하지만(사실은 절대 용서 안 됨...)

최종단계에 확인버튼을 없애서

모든 삽질을 헛수고로 끝내게 만든 악행만은 용서가 안 된다.

차라리 좀 앞단계에서 포기하게 만들던가!

확인버튼 어디 갔을까...

어쩌면 우체국도 민영화할 계획이라 미리 매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낭비한 내 30분 돌려줘!

*추신

그 후 파이어폭스로 들어가보았더니

엑티브엑스도 없고, 별 문제 없이 예약할 수 있었다;;;;;

한국사이트들은 각종 브라우저 지원한다고 말만 하지

어차피 IE 말곤 다 튕기는 게 상식이었는데;;;

오랜 브라우저 차별이 사라지고, 이제는 IE 역차별 시대!!

....여성상위시대라 남성차별이 심하다고 말하는 개저씨같잖아?

상식을 뒤집는 반전! 이것이 창조경제!

결론: 우체국 사이트는 익스플로러 쓰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