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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11.01 [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일본 저예산 영화.

 

개봉했을 때부터 관심이 있었는데 이제야 봤다.


당시에는

'좀비영화를 찍고 있는데 진짜 좀비가 나와서 패닉에 빠지는 내용'이라고 들었다.

한국의 관객 평점이 극과 극으로 나뉘어 있고 
칭찬하는 사람도 "초반 25분 재미없는데 참고 보면 재미있어진다"라고 경고가 꼭 있었다.

 

나는 초반 10분 안에 재미없는 영화는 망작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영화 괜찮을 거라는 말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금방 꺼버릴 수도 있으니
돈 내곤 보기 싫고 넷플릭스 같은 곳에 들어오면 보자...하고 있었는데
아마존프라임에 들어와서 오늘 봄.

 

막상 보니까 줄거리 소개하거나 평점 쓴 사람들이 하나같이 소개를 잘못해줬음;
한국사람들 설명 왜 이렇게 못 하냐;;;


'좀비영화를 찍는데 진짜 좀비가 나온 영화'가 아니라
'[좀비영화를 찍는데 진짜 좀비가 나온 영화]를 찍는 과정을 그린 영화'였다.

 

다시 설명하자면...
이 영화의 핵심을 설명할 때
진짜 좀비가 나왔느니 어쩌느니 하는 말은 필요없다.
좀비물인 것은 본질이 아님.


그냥 초반에 25분 쿠소영화가 나오고
그 쿠소영화를 찍는 과정을 1시간동안 보여주는
영화제작 영화다.

 

항상 타협하고 대충대충 찍던 감독이
원테이크 실시간 촬영을 해야 하는 말도 안 되는 기획을 받아
열악하다는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처절한 제작환경 속에서
어떻게든 영화 비슷한 걸 만들려고 애쓰는 눈물겨운 이야기.

 

초반의 쿠소영화도 너무 심하게 쿠소라
쿠소매니아로서 은근히 재미있었다.


어이가 없을 정도로 쿠소인데
나중에 그 제작과정을 보면 대폭소.

 

"당신이 오늘 본 3류 영화, 허접해서 비웃었겠지만
스텝들은 이렇게 힘들게 고생하며 만든 거랍니다."


라는 주제의식이 정말 잘 표현되어 있고
이 생각을 관객에게 떠먹이는 대사는 전혀 없다.
비슷하거나 유도하는 대사조차 없다.


그냥 인물들간의 갈등과 행동으로 보여줄 뿐이다.
한국영화였으면 분명 유치하게 대놓고 말로 했을텐데

영화 자체의 촬영이나 연기는 어리숙한데도

(연기나 촬영 수준이 높으면 오히려 이상한 내용이지만;)

주제의식은 정말 세련되게 표현했다.

 

다시 한국의 관객평점을 떠올려 보았다.

아니, 이 영화를 끝까지 다 봤는데도 평가가 극과 극이라고?

끝까지 다 본 후에도 그냥 재미없고 쿠소라고 치부하는 사람들은
이해력이 얼마나 낮은 걸까?

주제의식을 대사로 다 풀어서 관객 입에 억지로 떠먹이지 않으면 이해를 못 하나?

 

그렇구나. 그런 관객이 절반이나 되기 때문에
한국영화에서는 유치하게 말로 다 설명하는 것이었구나.

 

한국영화의 연기나 촬영 수준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음에도

유치한 영화가 왜 그렇게 많은지 의문이었는데

뭔가 답을 발견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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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nti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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