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nocutnews.co.kr/news/5174400
내일 신문은 '84일만에 국회정상화'가 1면 톱기사 제목이 되겠지만
나는 그 기사에 '민주당이 또 정의당을 배신하다.'를 부제로 달아주고 싶다.
민주당은 정의당 몫이었던 정치개혁특위 위원장 자리를 멋대로 빼앗아서
정개특위/사법특위 중 하나를 자한당 주기로 합의했다.
둘 중 어떤 것을 줄지는 안 봐도 비디오다.
선거제 개혁은 문통의 공약이었고 명분상 동참할 수밖에 없었지만
의석수를 손해 볼 것이 예상되는 민주당은 선거제 개편을 전혀 원하지 않았고,
그 치사한 속내를 감추지도 않았다.
설령 패스트트랙이 끝까지 간다고 해도, 민주당은 표결에서 배신할 것으로 보였다.
'일부 의원들의 반란표, 소신 표명'정도로 변명을 하면 될 일이다.
원내대표가 표단속하면 된다고?
자신들이 낸 추경안에 24명이나 결석해 정족수 미달로 부결시킨 적이 있는 민주당이
의원들 금뱃지가 걸린 사안에 표단속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은 너무 거창한 망상이 아닌가?
민주당은 짐짓 선심을 베푸는 척 하면서 자한당에게 정개특위를 기꺼이 넘겨줄 것이다.
흘러나오는 미소를 애써 감추며.
국회 정상화를 핑계로 정개특위 위원장을 자한당에게 준다면
지저분한 배신을 직접 할 필요가 없으니 일석이조가 아닌가.
자기 손을 더럽히지 않는 배신이라니, 참으로 스마트하다.
토사구팽의 외주화! 정말 신선한 발상이 아닌가?
민주당이 이렇게 정치를 잘 하는 장면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
부패하고 무능하지만 정권 획득을 위한 투쟁에서는 이상하게 유능한 모습.
마치 새누리당을 보는 것 같지 않나?
나는 민주당이 결국 선거제 개혁을 뒤엎고 정의당을 배신할 것이라고 예전부터 주장했었다.
>4월에 썼던 블로그 글 '선거제 개혁이 안 되는 이유'
https://antikim.tistory.com/163
혹시나 할 것도 없이 역시나였다.
민주당은 언제나 그렇듯 정의당을 이용만 해먹고 버렸다.
필요할 때만 부르고, 적당히 이용해 협상 카드로만 써먹다가,
결국은 수구세력과 타협하기 위해 한 마디 양해도 구하지 않고 배신해버린다.
쉽게 말해서 동네 똥개 취급과 별로 다를 것이 없다.
다음에 또 필요할 때는 선거제 개혁한다고 개껌을 흔들겠지.
정의당은 굶주렸고 멍청하기 때문에 다음번에도 또 덥석 물려고 할 것이다.
왕따 피해자를 비난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조금 미안하지만,
이쪽도 동네 똥개 취급 받을 만한 짓을 했다.
아마 민주당은 자한당을 핑계 삼아 선거개혁은 깨끗하게 넘겨버리고
원래 목적인 사법개혁을 어떻게 해보겠다는 계산일 것 같다.
그런데 과연 사법개혁은 될까?
인사검증 작업을 안 하는 것으로 의심받을 정도로 무능하기 짝이 없던 민정수석이
법무장관에 취임하면 갑자기 사법부가 달라질까?
(문통이 조국을 법무장관으로 지명할 가능성은 100%다. 설령 그가 아파트를 100채 갖고 있다고 해도)
문통은 애초에 사법개혁을 하고 싶긴 한가?
그럴싸한 말만 늘어놓고 사진만 찍고 왔을 뿐,
실상은 아무 것도 달라진 게 없는 정치쇼로 끝나지 않을까?
김포공항노동자 파업 문제나, 강원도 산불 피해자 대책처럼 말이다.
그저 조국 법무장관의 화려한 경력을 위한 빅픽쳐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의심스럽다.
자신이 예뻐하는 사람을 차기캡짱후보에 올리기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