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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6.19 [영드] 해피 밸리 (Happy Valley)


[Happy Valley] 

영국 드라마. 수사물. 


추천도



수사물 하면 일단 중후한 아저씨들이 주인공으로 떠오른다. 

그렇지 않다면 젊은 선남선녀들이 주로 캐스팅될 것이고 

단독 여성 주인공이라면 (나이가 들었다 해도) 

되도록 섹시한 여배우를 캐스팅하는 것 같은데...


이 Happy Valley의 주인공은 굉장히 특이하다.


여자 

지역 치안유지 경찰(형사 아님)

47세(!)

뚱뚱한 체형(!!!)

이혼녀


한국에서 이런 주인공으로 드라마를 기획했다가는 

방송국 사람한테 싸대기 맞기 딱 좋을 듯 하다;

미국 드라마에서도 보기 힘들 듯.


같은 영국 드라마 중에서

이혼녀 경찰이 주인공인 [마르첼라]가 있긴 하지만

마르첼라는 훨씬 젊고, 예쁘고, 날씬하고, 직급도 형사였다.


47세 여경이 주인공이라니...

그럼, 나이가 든 여자라 격투전에 좀 불리하지만 

베테랑 경찰이 사건을 척척 해결하는 드라마가 아닐까?

...라는 예상을 하고 보면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안타깝게도 주인공 캐서린은 썩 유능하지 않다.


굉장히 성실하고, 용감하고, 

원칙을 잘 지키면서도 때로는 저돌적이며,

바보처럼 단서를 무시하지는 않지만


육감이 뛰어나거나, 추리를 할 줄 아는 경찰은 아니다.


오히려 같이 사는 친언니가 

번득이는 육감으로 사건의 전체상을 깨닫고 조언을 해주는데도

"그렇게 편견을 갖고 수사하면 안 돼. 그러면 진실을 못 보지."

라면서 일축해버리기도 했다;;;;; 

개인적인 불행한 사건 때문에 깊은 원한과 트라우마도 갖고 있어, 

그것이 수사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아, 반대로 사건 해결에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좀 답답해 보이나?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자살당한 사건'이 생기면 얼씨구나 하고 자살로 처리하고 관심을 끊는

답답한 대한민국 경찰들보다는 훨씬 우수하며 믿음직스럽다.


한 마디로 그녀는

현실적인 수준에서 우수한 경찰, 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무래도 다른 드라마에 나오는 경찰/형사/탐정들과 비교하면

화려하지도 않고, 힘이 세지도 않고, 

육감이 번득이지도 않고, 번개처럼 사건을 해결하지도 못한다.


시즌1이 6화분인데 시즌1 내내 딱 한 가지 사건을 다루고 있다.

만약 주인공이 

육감이 뛰어난 터프가이 형사 Bosch였다면 아마 2~3화쯤에 다 해결했을 것이다.

(설령 추리가 빗나갔다고 해도 워낙 싸움을 잘 하기 때문에 4화에서 끝)

만약 링컨 라임이라면 1화 시점에 공범 한 명을 확실히 알아냈을 것 같다.


등장하는 경찰들만 썩 유능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범인들도 그다지 치밀하지 않다.


철저하게 은폐를 잘 하는 자들은 아니었지만

납치를 당한 피해자 가족들이 오랫동안 신고를 하지 않았고 

(범죄를 바로 신고하는 시민의식의 중요성!)

무엇보다 영국 지방경찰이 FBI에 비해서는 좀... 제법... 무능해 보인다.



만약, 드라마적으로 위기 상황을 만들기 위해 

억지로 무능을 연출했다면 시청자가 답답해서 화가 났을 것이다.

(혹은 경찰을 욕하고 싶은 의도 때문에 비현실적으로 무능하게 묘사한다던가.

 한국 영화 [추격자]가 그 좋은 예. 영화 보다가 속터져서 죽는다.)



하지만 본작의 주인공이나 경찰들의 아쉬운 능력은

시청자에게 짜증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과장되어있지 않다.


오히려 그들의 고뇌나 실수가 너무도 인간적이고 리얼해서, 

맞아, 현실에서도 나라면 딱 저렇게 수사했을 것 같아--라는 

기분이 들어 굉장히 재미있게 봤다.


소설 '링컨 라임' 시리즈처럼,

천재적인 주인공과 천재적인 범죄자들의 대결도

머리를 쓰는 맛이 있어 재미있지만,



해피 밸리처럼 

리얼한 주인공과 리얼한 범죄자들의 대결도 

인간드라마로서 재미있다.



넷플릭스 보는 분들에게 강추하고 싶다. 




*자막 오역


-1기에 나왔던 주인공의 '언니'가 2기가 되자 '여동생'으로 변경되었다.(.......) 

 얼핏 보면 더 늙어보이는데, 사실은 두 살 더 어리다고 함.


-마피아 '패밀리'를 '가족'이라고 번역. 

 영어권 드라마에서 이런 괴이한 번역은 태어나서 처음 봤다.


 예를 들어, "콜레오네 가족이 이 지역의 마약을 공급하고 있지."  같은 대사가 나온다. 

 무슨 일가친척들만 모여서 마피아 활동을 하는 건가? 


 아마도 자막 번역자가 

 범죄물이나 마피아물을 태어나서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사람인가 보다.

 

 그러면서 매회 끝날 때마다 커다랗게 역자 이름이 박히니 참 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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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nti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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